뇌동맥류는 뇌혈관의 약한 부분이 부풀어 오르는 현상으로, 뇌혈관이 가장 많은 압력을 받는 교차 지점이나 분기점에서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이 상태는 무증상으로 진행될 수 있으나, 파열될 경우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시한폭탄’으로 비유되곤 한다. 뇌동맥류가 파열되어 피가 나면 뇌출혈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뇌출혈의 발생원인
뇌동맥류의 파열
뇌출혈의 원인 중 30%는 뇌혈관의 일부가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다. 뇌동맥류는 대개 건강검진 등에서 터지지 않은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지만, 뇌동맥류를 방치해 결국 뇌혈관 일부가 풍선처럼 부풀면서 터지면 뇌출혈 중에서도 예후가 좋지 않은 ‘지주막하 출혈’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한쪽 팔다리 마비 등 국소 증상이 나타나는 뇌경색과 달리, 뇌출혈은 특별한 전조 증상이 없으므로 더욱 유의해야 한다. 뇌출혈이 발생하는 순간부터 뇌에 가해지는 압력과 출혈 자체로 뇌 손상과 뇌부종 등이 나타나므로 지체하지 않고 응급실에 가는 게 최선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이시운 교수는 “뇌출혈의 가장 무서운 점은 뇌경색과 달리 전조 증상이 없이 갑자기 발생한다는 것”이라면 “망치로 내려치는 듯한 극심한 두통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고, 이때 두통이 심하지 않더라도 한쪽 팔다리 마비와 의식 저하가 동반된다면 뇌출혈을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만성스트레스와 고혈압
뇌졸중은 잘못된 생활습관 또는 만성질병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만성 스트레스로 말초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오르면서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세먼지가 혈액에 들어가서 뇌혈관 벽에 쌓이면 염증과 혈전이 생길 가능성이 커지기도 한다.
뇌출혈 전조증상
편측마비가 발생하면 위험신호
뇌출혈 전조증상으로는 얼굴이 뻣뻣해지거나 한쪽 팔다리가 저리거나 힘이 빠지는 증세, 발음이 어눌해지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의료계에서는 전조 증상을 인지하기 위해 ‘패스트’(FAST)를 기억하라고 당부한다. FAST는 얼굴(Face)과 팔(Arms), 말(Speech), 시간(Time)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 첫 번째로는 한쪽 팔다리의 마비 즉 편측마비다. 전체 뇌졸중 환자의 80~85% 정도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흔한증상이다. 편측마비는 한쪽 팔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증상을 말하며, 흔히 설거지하다가 평소랑 손의 느낌이 달라 그릇을 깨뜨려썩나 혹은 젓가락질을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예시이다.
- 두 번째는 안면 마비다. 전체 뇌졸중 환자의 약 절반 정도에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한쪽 얼굴이 움직이지 않거나 비뚫어지는 증상을 경험하였다.
- 세 번째는 언어장애다. 전체 뇌졸중 환자의 약 4분의 1 정도에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실어증과 구음장애로 분류가 되는데, 실어증은 내가 무슨 말이 있는데, 그 말 자체가 생각이 안나는 증상이다. 구음 장애는 발음 장애라고도 하는데, 혀/입술/목/성대등이 마비 되면서 말을 어눌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뇌출혈은 특별한 전조 증상 없이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데다 조금이라도 지체하면 뇌 손상을 야기해 회복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신속하게 병원에 가는 것이 최선이다.
벼락두통(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두통) 발생
벼락두통은 말 그대로 번개처럼 갑자기 찾아오는 심한 두통을 말하며, 뇌출혈의 전조 증상 중 하나일 수 있다. 이는 두통을 경험한 적이 거의 없는 사람들에게도 발생할 수 있으며, 통증의 강도는 매우 심각하여 ‘생애 최악의 두통’으로 묘사되곤 한다. 벼락두통이 발생하면, 특히 이와 동반된 구토, 의식 변화, 시각 장애, 균형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의료 기관을 방문해야한다.
전조증상으로 뇌출혈의 의심된다면
뇌출혈 전조증상은 증상이 짧게는 수분, 길게는 수시간 후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 당장 진료를 받지 않는 환자가 적지 않다. 그러나 가족 중 뇌혈관질환 환자가 있거나 고혈압, 심장질환, 당뇨병 등을 지병으로 앓고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병원을 방문하는 게 좋다.
뇌출혈 발생 후 3시간을 ‘골든타임’이라고 하는데, 이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면 영구적인 장애를 가질 가능성이 매우 높고, 조금만 더 지체하게 되면 사망하게 된다. 뇌 손상의 경우, 회복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 방법이다.
특히 주의해야하는 환자군
통상 고령층에서 주로 발생한다고 알려졌지만, 최근엔 30~40대 젊은 연령에서도 적지 않게 나타난다. 평소 고혈압, 당뇨, 고지혈을 관리해야 한다. 특히 고혈압은 뇌출혈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뇌졸중 발생 위험을 3∼5배 상승시키기 때문에 약물치료를 통해 혈압을 낮추는 게 중요하다.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약물치료 등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한편 금연과 절주, 싱겁게 먹기, 하루 30분 이상 운동, 체중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뇌동맥류와 같이 뇌출혈의 원인이 되는 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혈압을 낮추면서 뇌혈관 검사 등으로 추적·관찰해 치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